성과관리라고 하면 보통 두 장면이 떠오릅니다. 연초에 목표 시트 채우는 일, 그리고 연말에 등급 매기는 일. 그런데 진짜 성과는 그 사이, 매주 구성원과 마주 앉는 1on1에서 만들어지죠. 요즘은 그 자리를 온통 '코칭'으로 채우라고 합니다. 답을 주지 말고 질문을 던져라, 스스로 깨닫게 하라. 좋은 말입니다. 저도 동의하고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 해보면 뭔가 맞지 않습니다. 오늘은 리더의 성과관리가 실제로 '무엇으로' 굴러가는지 같이 보시죠!
(예) 목표에 한참 못 미친 신입 C 사원이 보고서를 들고 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성과관리랍시고 "C 님은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질문으로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C 사원 표정이 굳습니다. 모르니까 물어본 건데 또 질문이 돌아온 거죠. 반대로 매 분기 목표를 초과하는 10년 차 A 팀원에게 방법을 일일이 짚어주면, 이번엔 '제가 알아서 합니다'라는 무언의 압박이 돌아옵니다. 머리가 터질 것 같더군요. ㅜㅜ
문제는 코칭이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성과관리 = 성과코칭'이라는 등식이 문제였던 겁니다. 리더가 구성원의 성과를 끌어올리는 소통 기술은 코칭 하나가 아니라 최소 네 가지입니다. 성과코칭, 성과멘토링, 성과카운슬링, 성과컨설팅. 오늘은 이 네 개의 '레버'(지렛대)를, 성과관리의 어느 국면에서 당겨야 하는지 함께 모색해보시죠!
'성과관리 = 코칭'이라는 착각
성과관리를 성과코칭과 같은 말로 쓰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성과를 돕는 방식은 향하는 방향이 제각각입니다. @TheGoodBoss는 이걸 '서포트 매트릭스'라는 2×2 그림으로 정리합니다. 가로축은 '과거·문제'에서 '미래·해결'로, 세로축은 '내가 답을 준다(Tell)'에서 '상대가 답을 찾게 한다(Ask)'로 흐릅니다
이 그림 위에 넷을 올려놓으면 이렇게 갈립니다.
첫째, 성과코칭은 '미래·해결 × 묻기'입니다. 질문으로 상대가 스스로 길을 찾게 하죠.
둘째, 성과멘토링도 미래를 보지만 '말해주기' 쪽입니다. 내 경험을 건네 상대를 키웁니다.
셋째, 성과컨설팅은 '문제 × 말해주기'입니다. 전문가로서 진단하고 처방을 내립니다.
넷째, 성과카운슬링은 '과거·감정 × 묻기'입니다. 해결하려 들기보다 들어주고, 막힌 마음을 풀어주는 자리죠.
여기서 핵심은 이겁니다. 네 모드 중 무엇이 '옳으냐'가 아니라, 지금 이 사람·이 성과 국면에 무엇이 '맞느냐'입니다. @BetterUp도 같은 결을 짚습니다. 코칭은 미래의 잠재력을, 카운슬링은 과거의 상처를 다룬다는 거죠(Coaching, Counseling, and Mentorship). 모드를 잘못 고르면 아무리 정성을 쏟아도 성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우는 사람에게 솔루션을 들이밀고, 답을 원하는 사람에게 자꾸 되묻는 거죠.
리더십 대가 허미니아 이바라(Herminia Ibarra)도 비슷한 말을 합니다. @HBR에 실은 '리더는 코치다(The Leader as Coach)'에서 그는 코칭조차 한 가지가 아니라 지시형·방임형·비지시형, 그리고 이 둘을 오가는 '상황형 코칭'으로 나뉜다고 했습니다. 결국 성과관리를 잘하는 리더란 한 가지 스타일의 달인이 아니라, 상황을 읽고 '레버를 갈아 끼우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아울러 서로 잘아는 사람, 특히나 나를 평가하는 사람과의 코칭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입니다. 이 대목은 예전에 다룬 '성과관리하면 성과창출되나요?' 편, 그리고 '코칭은 모르는 사람에게 받으세요' 편과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리더는 구성원의 일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순수한 코칭(묻기)보다 자꾸 답을 주는 컨설팅·멘토링 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그게 나쁜 게 아닙니다. 다만 그 기울기를 '의식하고' 골라 쓰느냐, 무의식적으로 한 모드에 갇히느냐가 성과관리의 갈림길이라는 거죠.
어떤 레버가 성과를 살릴지, 어떻게 알아챌까
- 이번 주 1on1을 시작할 때, 속으로 두 질문을 먼저 던지세요. '이 사람, 답이 있나 없나?', '미래 과제인가 과거 감정인가?' 답을 정한 뒤 입을 떼세요. 이 5초가 성과관리 적중률을 바꿉니다.
- 모드를 입 밖으로 합의하세요. "지금은 제가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아니면 같이 생각을 정리해볼까요?" 한마디면 됩니다. 구성원이 원하는 모드와 내 모드를 맞추는 거죠.
- 목표 점검 시점을 미리 캘린더에 확정하세요. 성과관리는 끝나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손보는 일입니다. 2개월짜리 과제라면 다 끝난 뒤 보지 말고, 2주 후와 4주 후 두 번 점검 시점을 지금 박아두세요.
- 가장 안 쓰는 레버 하나를 골라 한 번만 당겨보세요. 답을 잘 주는 리더라면 이번 주 한 번은 입을 닫고 질문만. 질문만 하던 리더라면 한 번은 경험을 솔직히 건네는 멘토링으로. 평소 약한 레버를 의식적으로 써보시는 겁니다.
- 금요일에 한 줄 회고를 남기세요. '이번 주 내가 가장 많이 쓴 모드는?' 한 모드로 쏠려 있었다면, 그게 다음 주에 바꿀 지점입니다.
성과관리가 성과코칭과 같은 말이라는 통념에 너무 주눅 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리더의 진짜 실력은 한 가지 기술을 완벽히 구사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앞에 앉은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읽고, 코칭·멘토링·카운슬링·컨설팅 사이에서 손을 바꿔 잡는 그 감각에 있습니다. 네 개의 레버를 다 쥐고 계신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다만 아무 레버나 당기지 말고, 상황에 맞는 레버를 당기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