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을 정리할 때가 다가오는데, 업무 시스템에는 숫자가 쌓이고 있죠. 이 데이터를 AI가 모아서 성과까지 알려준다면 연말평가는 없어져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평가철마다 자료를 뒤지는 수고부터 덜었으면 싶습니다. ^^;
이 질문을 곱씹게 하는 자료 두 편을 소개합니다. McKinsey가 7월 8일 발표한 From adoption to impact: Three horizons of AI transformation과 6월 8일 공개한 HR Monitor 2026: A turning point for the people function입니다. 전자는 AI 활용을 조직의 성과로 연결하는 조건을, 후자는 성과관리와 구성원 육성 사이의 간극을 다룹니다. 여기에 전자적 성과 모니터링에 관한 학술 논문 한 편을 함께 읽겠습니다.
두 리포트의 내용을 모두 옮기지는 않겠습니다. 팀의 목표를 운영하는 리더와 평가 제도를 설계하는 HR 담당자에게 직접 닿는 대목, 곧 업무가 바뀔 때 무엇을 측정할지, 측정한 뒤 어떤 대화를 나눌지, 어디서 감시로 변질되는지를 골랐습니다. 자료의 요지를 먼저 짚고, 현장에 적용할 제 의견을 붙여 봅니다.
첫째, 일이 바뀌면 성과의 기준도 다시 살펴야 합니다
7월 아티클은 AI 전환을 개인에게 도구를 제공하는 단계, 여러 부서에 걸친 업무를 자동화하는 단계, 역할과 업무 운영 방식을 새로 설계하는 단계로 구분합니다. 강조점은 도구의 보급을 넘어 업무 흐름과 조직 운영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직원 개인이 빨라졌다고 조직 전체의 성과가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설명이죠. AI를 업무에 사용하는 직원과 리더 75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했으며, 기업 전체를 대표하는 조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도 명시합니다.
(의견) 저는 이 대목을 성과관리에도 그대로 대입해 보고 싶습니다. 자동화로 처리 시간을 줄였는데 목표와 업무 배분은 작년 그대로라면, 대시보드가 아무리 정교해도 엇박자가 납니다. 빨리 끝난 일을 더 시킬지, 고객을 깊이 이해할 시간을 줄지, 밀려 있던 개선 과제에 투입할지부터 정해야 하거든요. 성과관리 자동화의 쓸모는 그 결정까지 이어질 때 드러납니다.
가상의 고객지원팀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AI가 단순 문의를 맡은 뒤 A팀원에게는 환불 분쟁과 반복 장애처럼 까다로운 건만 배정됩니다. 하루 처리 건수가 40건에서 25건으로 떨어졌다고 합시다. 시스템은 정확하게 집계했지만, 이를 곧장 성과 하락(?)으로 읽으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작년의 40건과 올해의 25건은 내용물이 다르니까요. 복잡한 문의를 해결한 비율과 재문의 발생, 고객이 기다린 시간까지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숫자들은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여기서 목표를 수정한다는 말은 실적이 부진할 때마다 기준을 낮춰 주자는 뜻이 아닙니다. AI 도입으로 문의 구성이 달라졌는지, 다른 부서의 응답 대기가 늘었는지, 책임 범위가 바뀌었는지를 살피고 남은 시간의 기대 수준을 다시 합의하자는 겁니다.
지난 성과관리 with ChatGPT에서는 KPI 도출과 브레인스토밍, 피드백과 평가에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뤘습니다. 이번에는 그다음을 볼 차례입니다. 지표를 제안받는 일을 넘어, 바뀐 업무에서 그 지표가 여전히 타당한지 따져 보는 거죠. 고객 문제가 풀렸는지보다 상담창을 얼마나 빨리 닫았는지만 세고 있다면, 우선 손볼 대상은 지표입니다.
운동 앱에 걸음 수가 늘었다고 뜨면 괜히 뿌듯합니다. 오늘 어디를 걸었는지보다 숫자부터 보게 되죠. 업무 대시보드도 비슷한 유혹을 줍니다. 숫자가 선명할수록, 그 숫자에 담기지 않은 일을 한 번 더 들여다볼 이유가 생깁니다.
둘째, 데이터가 도착한 뒤에 관리가 시작됩니다
6월의 HR Monitor는 유럽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10개국의 HR 전문가 약 1,300명과 직원 5,500명을 조사했습니다. 직원의 절반 이상은 피드백을 연 1회 받거나 전혀 받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보고서는 성과관리와 직원 육성을 연결하고 역량 개발을 더 제대로 측정하라고 제안합니다. 한국 조직의 비율로 옮겨 말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의 존재와 실제 피드백 경험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짚어 주는 자료입니다.
(의견)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가장 걸립니다. 실시간 성과 측정 시스템을 갖춰도 리더가 점수 알림만 보내면 구성원에게는 피드백이 늘어난 것은 아니죠. 미달 표시를 자주 보는 것과 다음 업무를 더 잘 수행하도록 도움받는 경험은 다르거든요. 연말에 한 번 듣던 질책을 매주 받게 된다면, 성과관리의 쓸데 없는 빈도만 올린 셈입니다.
앞의 가상 고객지원팀으로 돌아가 보죠. 대시보드에서 처리 시간 증가가 발견됐다면 A팀원에게 속도를 높이라고 요구하기 전에 문의 몇 건을 함께 펼쳐 볼 수 있습니다. 답변 작성에 시간이 걸렸는지, 환불 승인 대기에서 멈췄는지, AI가 잘못 분류한 문의를 다시 받았는지 살피는 겁니다. 같은 지연이라도 대응은 달라집니다. 답변 역량이 부족하면 사례를 놓고 코칭하고, 승인 대기가 길면 권한이나 절차를 손봐야겠지요. 리더의 일은 원인을 가려내고 다음 행동을 정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측정 주기와 대화 주기, 보상 판단 주기를 구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운영 데이터는 매일 쌓되, 팀의 업무 속도에 맞춰 주간 점검이나 격주 원온원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장기 프로젝트라면 의미 있는 중간 산출물이 나오는 시점을 잡고요. 한 건의 변동마다 면담을 열면 팀원도 리더도 본업에 쓸 시간을 빼앗깁니다. 물론 고객 피해가 이어지는 징후라면 정기 면담일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습니다.
면담에서는 수치가 달라진 배경을 확인한 다음, 구성원이 바꿀 행동과 리더가 제공할 지원을 함께 남겨 보시기 바랍니다. 가령 다음 2주 동안 반복 분쟁 사례 5건을 함께 살펴보고, 팀장은 환불 승인 담당자와 응답 기준을 조정하는 식입니다. 다음 만남에서는 지난 점수를 다시 설명시키기보다, 약속한 조치가 실행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이 순서와 기간은 제가 제안하는 운영 예시이며, 특정 연구에서 검증된 최적 주기는 아닙니다.
그러면 연말평가는 어떻게 될까요? 제 판단으로는 상시 측정이 가능해졌다는 이유만으로 없어지지는 않을 겁니다. 승진과 보상처럼 일정 기간의 기여를 종합해 결정할 일은 남으니까요. 다만 연말에 몰아서 기억을 복원하는 부담은 줄일 수 있습니다. 기간 중 목표가 어떻게 달라졌고, 어떤 지원을 받았으며, 눈에 잘 띄지 않는 협업에 무엇을 보탰는지가 축적돼 있다면 말입니다. 연말평가의 폐지보다 그때 처음 꺼내는 이야기를 줄이는 쪽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셋째, 많이 지켜본다고 성과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대니얼 라비드와 동료들(2023)이 Personnel Psychology에 발표한 A meta-analysis of the effects of electronic performance monitoring on work outcomes는 이 주제에 제동을 걸어 줍니다. 연구진은 독립 표본 94개, 총 23,461명의 자료를 종합했습니다. 분석 결과 전자적 성과 모니터링이 업무 성과를 높인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모니터링은 직원의 스트레스 증가와 관련됐습니다.
이 결과를 모든 AI 성과관리 도구가 무용하다는 주장으로 넓혀서는 안 됩니다. 연구는 전자적 모니터링 전반을 다뤘으며, 오늘의 생성형 AI 코칭 시스템을 직접 검증한 논문이 아닙니다. 다만 데이터를 더 촘촘히 모으면 성과도 따라오리라는 기대에는 근거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관찰의 정밀도와 성과 향상을 같은 말로 취급하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의견) 실무에 가져오면 데이터의 용도부터 분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별 온라인 접속 시간을 모아 순위를 매기려는지, 업무가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지 알아보려는지에 따라 수집할 항목이 달라집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를 더 따져 보고 싶습니다. 리더가 실제로 조치할 수 없는 데이터까지 계속 모으고 있지는 않을까요? 알림은 늘어나는데 지원은 그대로라면, 구성원에게 남는 것은 설명할 숙제일 수 있습니다.
가상의 B팀은 시스템이 알려주는 개인별 처리 건수 순위를 매주 공개한다고 합시다. 동료의 어려운 업무를 도와도 자기 실적으로 잡히지 않고, 쉬운 건을 먼저 처리하면 점수가 오릅니다. 이런 규칙에서는 협업을 꺼리거나 복잡한 일을 미룰 유인이 생길 수 있죠. 실제로 그런 행동이 나타났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구성원의 태도를 탓할 일은 아닙니다. 조직이 무엇을 보상하고 있는지 먼저 뜯어볼 대목입니다.
반대로 팀 전체의 대기 시간이 길어진 구간을 발견해 인력을 옮기고 승인 절차를 줄였다면, 같은 데이터가 업무 재설계에 쓰인 셈입니다. 구성원은 측정의 목적을 리더의 설명과 후속 조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수집하는지 알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누가 열람하고 어떤 판단에 쓰는지, 잘못된 기록은 어떻게 바로잡는지까지 보여줘야 합니다. 코칭용이라고 안내한 자료를 별도 설명 없이 보상 순위표로 돌려 쓰면 신뢰를 지키기 어렵겠지요.
입니다.
- 측정값 옆에 대응할 사람과 행동을 적으세요. 재문의가 늘면 누가 사례를 들여다보고, 부서 간 대기가 길어지면 누가 조정할지 정합니다. 반복해서 보고도 아무 결정에 쓰지 않는 항목은 수집을 계속할 이유부터 따져 보세요.
- 목표를 바꿀 조건과 기록 방식을 합의하세요. 업무 구성이나 책임 범위가 달라지면 목표를 다시 점검하되, 변경 이유와 적용 기간을 남깁니다. 팀원에게 기대하는 결과뿐 아니라 이를 받쳐 줄 인력과 권한도 함께 확인하세요.
- 개인 점수로 설명되지 않는 기여를 검토하세요. 동료 지원, 재작업 예방, 장기 과제의 진척처럼 시스템에서 누락되기 쉬운 일을 면담에서 확인합니다. 구성원이 잘못된 분류를 바로잡거나 맥락을 보탤 통로도 열어 두세요.
- 도입 성과를 관리 행동의 변화로 확인하세요. 다음 한 달 동안 데이터 덕분에 목표나 업무 배분을 실제로 바꾼 사례를 살펴보세요. 보고 준비 시간과 알림 부담만 늘고 코칭이나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수집 항목과 운영 주기를 줄이는 쪽도 검토할 만합니다.
연말평가를 없앨지 정하기 전에, 이번 주 데이터로 팀의 일을 하나라도 수월하게 풀어 보시기 바랍니다. 점수표가 채워진 뒤에 리더가 무엇을 바꾸는지, 저는 거기서 성과관리의 쓸모가 갈린다고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