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책임은 리더인 내 몫이지."
"내가 아니면 이 팀은 돌아가지 않아."
수많은 리더십 도서와 교육은 우리에게 '훌륭한 리더'가 되는 법을 가르칩니다. 더 많이 듣고, 더 자주 코칭하고, 더 넓게 책임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모든 짐을 홀로 짊어진 채 번아웃 직전까지 내몰리는 ‘독박 리더십’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리더 한 명의 영웅적인 분투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결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리더에게만 리더십을 강요하는 현실을 넘어, 팀 전체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리더의 부담을 낮추는 새로운 관점, 바로 ‘적정 리더십(Appropriate Leadership)’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팀, 리더십의 밀도는 얼마나 됩니까?
'적정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 한 명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리더십 밀도(Leadership Density)’를 높이는 데 있습니다.
'리더십 밀도'란, 팀원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주인의식을 갖고, 동료에게 건강한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팀의 공동 목표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여하려는 성향의 총량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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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밀도가 낮은 팀: 리더의 지시가 없으면 일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모두가 리더만 쳐다봅니다. 동료의 업무에는 무관심하며, 오직 자신의 과업 경계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리더는 ‘마이크로 매니저’가 될 수밖에 없고, 금세 지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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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밀도가 높은 팀: 리더가 자리를 비워도 팀은 순항합니다. 누군가의 업무에 병목 현상이 생기면, 다른 팀원이 먼저 다가가 돕습니다. 서로의 성과에 대해 건전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우리 일"이라는 인식이 팽배합니다. 리더는 실무 지시가 아닌, 더 큰 방향성과 전략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독박 리더십'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내가 더 좋은 리더가 되어야지"라는 다짐을 잠시 내려놓고,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의 리더십 밀도를 높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팀의 '리더십 밀도'를 높이는 3가지 현실적인 방법
팀원들의 각성을 유발하고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어 리더십의 무게를 나누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요? 거창한 구호 대신, 내일부터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1. 리더의 질문을 던져라: 관점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힘
팀원이 문제 상황을 들고 와서 "팀장님,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라고 물을 때,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싶은 유혹을 참아내야 합니다. 대신, 이렇게 되물어보세요.
"만약 본인이 이 프로젝트의 리더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실 건가요?"
이 질문은 문제 해결의 책임을 팀원에게 되돌려주는 동시에, 그를 수동적인 '실무자'에서 능동적인 '리더'의 관점으로 강제로 이동시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팀원도 점차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대안을 고민하며,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려는 태도를 갖추게 됩니다. 이는 팀원들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근육'을 길러주는 가장 효과적인 훈련입니다.
2. 동료 간의 약속을 설계하라: '수직적 책임'을 '수평적 약속'으로
리더에게만 잘 보이려는 '수직적 책임감'은 팀워크를 저해하는 주된 요인입니다. 이를 '수평적 약속'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에서 각자의 역할(R&R)을 발표하고 끝내는 대신, 각자가 "다른 동료들에게 무엇을, 언제까지 반드시 제공할 것인지"를 명확하게 선언하고 공유하게 하세요.
예를 들어, "저는 기획안을 15일까지 완료하겠습니다"가 아니라, "디자인 파트의 A님이 16일부터 작업을 시작하실 수 있도록, 저는 15일까지 기획안 최종본을 공유 드리는 것을 약속합니다." 와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나의 업무는 더 이상 리더에게 보고하기 위한 숙제가 아니라, 다음 동료의 업무 시작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됩니다. 개인의 지연이 동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투명하게 공개될 때, 건강한 긴장감과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3. 정보의 독점을 포기하라: 맥락(Context)이 권한을 위임한다
많은 리더가 불안감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자신만 알고 있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팀원들을 영원히 '지시를 기다리는 존재'로 만듭니다. 진정한 위임은 "이거 해"라는 과업(Task) 위임이 아니라, "우리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맥락(Context)의 위임에서 시작됩니다.
팀의 목표,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 주요 고객의 피드백, 회사의 전략적 방향 등 리더가 알고 있는 정보의 대부분을 투명하게 공유하세요. 충분한 맥락을 이해한 팀원은 리더의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건 팀장님께 여쭤봐야 해"라는 말이 줄어들고,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우리 목표에 더 맞겠어"라는 말이 늘어날 것입니다.
결론: 최고의 리더는 '영웅'이 아닌 '시스템 설계자'이다
'독박 리더십'의 피로감은 리더 개인의 무능함이 아니라, 리더 한 명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게 만드는 낡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적정 리더십'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리더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영웅이 되기를 포기하고, 팀원 모두가 리더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리더십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면, 이제 그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십시오. 대신 팀원들이 그 짐을 기꺼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우리 팀의 '리더십 밀도'를 높이는 일에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