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팀장은 오늘도 오전 7시 30분에 출근했습니다. 하루 일정을 확인하니 눈앞이 캄캄합니다. 이메일 97통, 회의 3개, 팀원 성과 면담 2건, 상사 보고서 작성 1건, 그리고 새로운 AI 도구 교육까지... 정작 자신의 핵심 업무인 전략 기획은 언제 할 수 있을까요?
허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가트너가 2024년 7월 805명의 HR 리더를 조사한 결과, 75%가 "우리 매니저들이 업무에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69%가 "현재 우리 리더들이 변화를 이끌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는 점입니다.
매니저의 역할이 이렇게 복잡해진 적이 있었나?
한 세대 전만 해도 매니저의 역할은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관리와 통제'. 이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오늘날의 매니저는 마치 서커스의 저글링 아티스트 같습니다. 공중에 던져진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받아내며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거죠. 그 공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보면:
첫 번째 공: 변화 관리자 "우리 회사도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한다던데, 팀원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거부하고 있고..."
두 번째 공: 코치이자 멘토 "막내 사원은 성장이 정체된 것 같고, 경력 5년차는 승진에 목말라하고..."
세 번째 공: 문화 전도사 "회사에서는 수평적 문화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네 번째 공: 데이터 분석가 "KPI 달성률, 팀 생산성 지표, 고객 만족도... 숫자로 모든 걸 증명해야 하고..."
다섯 번째 공: 심리 상담사 "A씨는 번아웃 증상을 보이고, B씨는 가정사로 힘들어하고..."
이 모든 공을 동시에 다루면서도 떨어뜨리면 안 됩니다. 어느 하나라도 바닥에 떨어지면 "관리 능력 부족"이라는 딱지가 붙거든요.
권한은 제한적, 책임은 무한대
마이크로소프트가 2024년 실시한 연구는 이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74%의 매니저가 "팀을 제대로 지원할 충분한 권한이나 자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를 음식점 사장에 비유해보죠. 손님들에게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정작 주방에는 재료도 부족하고 직원도 부족한 상황. 그런데 요리가 늦거나 맛이 없으면 모든 책임은 사장이 져야 합니다. 권한과 책임의 심각한 불균형이죠.
운전면허 없이 고속도로로 내몰린 사람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영국 공인경영연구소(Chartered Management Institute)의 연구에 따르면, 무려 82%의 매니저가 공식적인 관리나 리더십 교육을 받지 않고 관리직에 올랐습니다.
이는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운전면허도 없이 고속도로에서 트럭을 몰라고 하는 것과 같거든요. 갤럽(Gallup)의 조사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겨우 18%의 매니저만이 다른 사람을 관리할 높은 수준의 재능을 보였습니다. 나머지 82%는 '견습생 매니저'로서 실수하며 배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번아웃입니다. 리더십 개발 전문기관 DDI의 최신 조사를 보면, 72%의 리더가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완전히 바닥났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2020년 60%에서 무려 12%포인트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대안 편'이 이어집니다.
관련 뉴스레터: 팀장 되기 싫어요,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팀장들, 바보야, 문제는 팀장이야!, 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