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금~일)에 와이프와 함께 짧은 제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대로 된 여름 휴가를 못가던 차에 다소 즉흥적으로 결정한 여행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처음으로 방문한 구좌읍에 위치한 '카페 비수기애호가'에서 찍었습니다. (바닷가 바로 앞에 있어서 뷰가 정말 좋습니다 ^^)
여행의 설레임과 들뜬 기분을 뒤로 하고 김포공항에 돌아 왔습니다. 귀가길에 택시를 탔습니다. 수트케이스를 트렁크에 넣으려고 '트렁크 열어 주세요'라고 했는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사님께서 내려서 손수 넣어주시더군요. '안녕하세요~'라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말씀입니다.
차량 내부는 깨끗이 정비돼있었고, 가벼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와이프와 눈빛으로 '좋은 기사님 만났네'하고 웃음 지었습니다. 집에 도착할 무렵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기사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비가 오니 주차장으로 들어가드릴까요?"
사실 한번도 택시로 주차장 안으로 들어와서 내린 적이 없었거든요. 그것도 기사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신 건 예상 밖이었죠. 너무 기분 좋게 하차했고, 기사님께서 짐을 내려주셨습니다. 여행 후에는 일상 복귀라는 심적 부담이 있게 마련인데요, 와이프와 저 모두 기분 좋은 귀가길로 행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주 불친절한 기사님은 이제 없어진 듯 합니다. 물론 무심한 분들은 아직도 있죠. ㅜㅜ 아마도 기사와 승객과 관계는 일회성이라 지속성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친절한 기사님도 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냥 천성이 훌륭한 분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집에 와서 '성과 책임(accountability)'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택시 기사의 성과 책임은 뭘까요? 거창한 것 같지만, 왜 택시 기사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접근 가능합니다. '손님을 목적지까지 모시는 것' 아닐까요? 여기서 한번 더 들어가 볼까요? '손님의 편의와 안전' 아닐까요? 물론 '나는 운전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 택시 기사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지만 제가 만나본 기사님은 일의 목적을 아셨던 분 같습니다. 목적을 깨달은 사람은 스스로 동기부여 하기 마련이죠.
참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오늘 그 회사에 전화해서 칭찬해드리려고 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