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머리를 식히면서도 일의 질을 살짝 끌어올릴 수 있는 가벼운 습관을 제안드립니다. 이름하여 워킹 미팅 15—회의를 15분짜리 걷기 대화로 바꾸는 실험입니다. 준비물은 편한 신발과 휴대폰 음성 메모뿐입니다.
왜 걸으며 이야기해야 할까요?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걷는 동안과 그 직후에 창의적 발상이 유의미하게 증가합니다. 실험 참가자들의 평균 발상 수가 앉아서 이야기할 때보다 현저히 늘어났다는 결과입니다. 앉은 회의에서 막히던 생각이 바깥 공기와 함께 움직일 때 쉽게 풀리는 이유입니다.
실제 하루 이상의 워크숍을 진행할 때 저는 수강생들이 점심 식사 후 조별로 산책을 하며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대화를 하도록 숙제(?)를 내줍니다. 다음은 워킹 미팅을 위한 가이드입니다.
-
주제는 1문장으로 “X안의 장단점 3개만 모으자.”처럼 산책을 시작하기 전에 목표를 1문장으로 고정합니다. (아이디어·합의·관계 점검 주제에 특히 적합)
-
인원은 2~3명 걷는 동안은 소수 정예가 가장 잘 됩니다. 역할을 나누면 더 좋습니다—리드 1명, 기록 1명(휴대폰 음성 메모). (이동 중 자동 받아쓰기 앱을 쓰면 회의록으로 전환이 쉽습니다.)
-
코스는 800~1,200m 회사 주변 ‘한 바퀴’ 기준 1012분, 복귀 후 35분은 결론 정리·다음 행동 지정으로 씁니다. 실내만 가능한 날은 복도-계단 코스도 충분합니다.
-
규칙은 3개만
- 걷는 동안 아이디어만 추가, 평가는 금지
- 말 한 번씩 번갈아 하기(리드 → 동료 A → 동료 B)
- 복귀 후 3분 안에 주요 결정 1개, 다음 행동 1개, 책임자 1명, 마감일 1개를 문서/채널에 남기기
물론 당장 실행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
“시간이 없어 못 나가요.” 15분은 보통 회의 도입부의 잡담·준비 소요와 비슷합니다. 그 시간을 걷는 대화로 치환한다고 생각하세요. 실제로 회의를 밖으로 꺼내면 쓸말만 남는 압축 효과가 납니다. (짧은 휴식·이동이 오히려 수행을 받쳐준다는 근거가 있습니다.)
“메모가 힘들어요.” 한 명만 음성 메모를 켜고, 복귀 후 자동 전사로 요점만 캡처합니다. 걷는 회의에서의 기록 도구 설계를 다룬 HCI 연구도 있으니, 팀에 맞는 도구를 빨리 찾아보세요.
“바깥이 덥거나 미세먼지가 있어요.” 실내 트랙·복도·계단 코스를 고정하거나, 원격팀처럼 폰 통화 워킹으로 대체합니다. 핵심은 '앉아 있지 않기'입니다.
빨리 낮 시간에 맘 놓고 걸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