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을 라이브로 봤습니다. 회담 3시간 전에 트럼프가 올린 SNS 내용과 1시간 전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은 회담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설명에 바로 '오해였다'다고 밝혔습니다. 막전막후 비서실장 간의 사전 소통이 있었다는 후속 기사가 있었습니다.
트럼프 ‘숙청’ 글 올리자, 한미 비서실장 핫라인 움직였다 (동아일보, 2025.08.27)
기존 정치인의 문법과는 완전히 다른 트럼프는 사실상 이단아에 가깝습니다. 즉흥적인 변덕, 기괴한 논리, 무지막지한 압박까지... 그와 상대한 여러 지도자들은 진땀을 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도 낙관적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칭찬' 수단은 주효했습니다.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은 협상에서 나쁘지 않습니다. 인테리어, 다우존스 지수, 종전 노력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봅니다. 사실 트럼프를 설명할 수 있는 한 단어는 '혼자 영웅'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모든 영광을 가져가야 하며, 칭송받기 원합니다. 이 대통령은 이를 잘 간파한 듯합니다.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재명 대통령의 앉은 자세였습니다. 꽂꽂이 허리를 세우고 있었습니다. 만약 구부정하게 트럼프 쪽을 향했다면 비굴한 모습으로 비춰졌을지 모릅니다. 대등한 입장(앉은 키는 이 대통령이 더 크더군요)에서 칭찬하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파트너의 자세였습니다. 회담 이후 여러 언론이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South Korea’s Very Good Day in the Oval Office (Politico, 2025.08.25) South Korea's proposal to win over Trump: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NBC News, 2025.08.25)
South Korea's charm offensive and other takeaways from Trump meeting (BBC, 2025.08.25)
물론, 이제부터 진짜 협상의 시작이란 말이 있습니다. 긴장을 놓을 수 없습니다. 다만, 시작은 괜찮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혹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념 성향을 들어 우려를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취임 후 '실용'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은 행보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지지하던 하지 않던 대통령의 실패를 기원하진 않길 희망합니다. 대통령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로 귀결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리는 최근에 뼈저린 경험을 한 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