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가 끝나고 반기 중간 점검의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이제는 왠만한 조직은 반기 단위 점검(피드백)을 하는 듯합니다. 저는 숫자보다는 내러티브를 접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매년 중간평가 시즌이면 회의실마다 엑셀 파일이 펼쳐집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시된 달성률 앞에서 리더는 변명거리를 찾고, 직원들은 남은 기간 목표 달성 방안을 급조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되는데도 조직은 별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최근 들은 어느 스타트업 영업팀장의 고백이 인상적입니다. "매출 목표를 15% 초과 달성했는데도 팀은 무너지고 있어요. 두 명이 퇴사했고, 남은 팀원들도 지쳐 있습니다." 숫자로는 성공했지만 진짜 성공일까요?
맥킨지 연구에 따르면, 선진적 성과관리를 도입한 기업들이 경쟁사보다 4.2배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핵심은 '평가'에서 '대화'로, '과거 점검'에서 '미래 성장'으로의 전환입니다.
내러티브가 만드는 변화
내러티브 기반 성과관리는 단순히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닙니다. 성과의 맥락, 과정, 학습, 성장을 체계적으로 탐색하는 방법입니다.
한 IT 기업 마케팅팀의 실험이 좋은 예입니다. 매출 그래프 대신 타임라인을 그리고 각 시점의 '사건'을 기록했습니다. 3월 매출 급감 시점에는 '주요 고객사 담당자 교체', 4월 반등에는 '신규 프로모션 실행'이라는 메모가 붙었죠. "숫자만 봤을 때는 실패 같았는데, 과정을 보니 오히려 위기 대응력이 향상됐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실무에서 바로 쓰는 5가지 회고 전략
1. 질문의 힘: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어떻게 하고 싶나요?" 실적 추궁이 아닌 성찰을 이끄는 질문을 던지세요.
2. 맥락 읽기: 단기 실패가 장기적 방향 전환의 씨앗일 수 있습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나요?"라고 물어보세요.
3. 신뢰 쌓기: 팀장이 먼저 실수를 인정하면 팀원도 마음을 엽니다. 한 제조업체 팀장은 "제 판단 미스였어요"라고 먼저 말함으로써 품질 불량률을 6개월 만에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4. 집단 학습: 한 바이오 기업은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47개의 학습 포인트를 도출했고, 이는 5년 후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5. 함께 만드는 약속: 목표를 지시가 아닌 '공유된 약속'으로 만들 때 진짜 동력이 생깁니다.
이제 상반기 점검 대화를 바꿔 보세요
AI가 데이터 분석을 대신하는 시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건 의미 부여와 스토리텔링입니다. 이번 중간평가에서는 엑셀을 잠시 닫고 팀원들과 마주 앉아보세요. "우리가 정말로 이룬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성장했는가?"
숫자는 한순간의 결과지만, 성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