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문화'만큼 거품(?)이 있는 단어가 있을까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직 문화 관련 오해 다섯 가지를 뽑았습니다.
1. '조직 문화는 인풋(input)이다.'
회사 탓, 직원 탓, 상사 탓, 동료 탓... 이러다 보면 결론적으로 나오는 말이 '이게 다 조직 문화 탓이야.'하고 맙니다. 이 말은 안 좋은 조직 문화가 안 좋은 현상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는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조직 문화를 아웃풋(output)입니다. 상징, 철학, 관념 등이 형성화되어 표현된 것이 조직 문화라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져야 조직 문화를 손에 잡히는 수준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2. '조직 문화는 복지나 사무실 환경 같은 요소로 정의된다.'
어느 회사에 가보니 조직 문화팀에서 주로 하는 일이 월별 생일 파티 주관, 직원 서베이, 사무실 개선 등이 주업무였습니다. 밖으로 드러나고 직원들이 직접 경험하는 소재라 그랬는지 모르지만 좀 더 깊은 고려가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 회사의 업(業)과 적합한 문화는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가령 우리 회사는 B2B 제조기업인데, 유명한 B2C 소비재 기업의 조직 문화를 이식한다면 뿌리 내리기 어려울 겁니다.
3. '좋은/나쁜 조직 문화가 있다.'
최근 들어서 조직 문화 논의가 잦아든 느낌입니다. 사실 재작년과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조직 문화는 HR 컨퍼런스/세미나의 단골 주제였습니다. 썰렁해진 분위기는 주제 발표와 우수 사례로 반복되던 회사들의 실적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좋은/나쁜 조직 문화는 없습니다. 그저 우리 회사에 '적합한/적합하지 않은' 조직 문화만 있을 뿐입니다. 다른 회사의 조직 문화를 아무리 벤치마킹해도 진전이 더딘 이유입니다.
4. '조직 문화는 구성원이 만든다.'
구성원의 행동이 조직 문화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절대적 영향은 '경영진'에서 시작됩니다. 왜냐면 조직 문화는 경영 철학에서 시작해서 정책과 제도로 구체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직 문화는 경영진이 만들어서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제조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리 기업에서 훌륭한 조직 문화를 바톰업 방식으로 만들어낸 사례를 저는 알지 못합니다.
5. '조직 문화는 성과와 직결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조직 문화와 성과의 상관도는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우수하다고 여겨지는 조직 문화를 가진 조직이 늘 성과를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한 표현은 미래의 성과 창출에 도움을 준다/안 준다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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