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이 일어났고, 남성은 '내가 잘못했다'며 국면을 모면하려고 하는데, 여성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희화화된 장면이지만 올바른 사과의 한 구성요소로 자주 언급됩니다. 무엇을 사과하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상대를 납득시킬 수 있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과하는 사람의 진짜 의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순간이 어제 대통령 기자회견 자리에서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기자회견 시작에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기자는 무엇에 대한 사과였는지 질문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답변은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돼서 이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그 팩트를 가지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어렵지 않습니까? 어찌 됐든 제가 사과를 드리는 것은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저는 영화 <나쁜 놈들 전성시대> 김판호(조진웅 분)의 사과가 떠올랐습니다.
사과를 하는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과를 받는 입장은 분명합니다. 뭘 잘못했는지 알고 있는가,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는가, 재발 방지의 의지가 있는가입니다.
저의 세 번째 책, <위임의 기술>이 판매 한 달이 되지 않아 2쇄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귀하만 사주시면 됩니다. ^^ 종이책 말고 전자책 구독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