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대한민국 올림픽 금메달 수는 5개였습니다. 매회마다 성적이 뒤로 가고 있었고, 소수 엘리트 육성에만 몰두한 나머지 체육 단체들은 권력화되었고, 인권 유린과 짬짜미 등이 나타나면서 성적 지상주의에 빠진 탓이 컸습니다. 아울러 생활 체육이란 흐름도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탓도 한몫했습니다. 서구 선수들의 소개 때, '본업은 회사원이다. 의사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큰 격차를 느끼게 됩니다.
이와 중에도 양궁, 펜싱, 사격에서 좋은 성적으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뜨거운 땀방울에 깊은 찬사를 보내면서 몇 가지 단상을 적어봅니다.
Q: 한국 양궁이 강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A: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초등학교부터... 실업팀까지 체계와 방향이 확실히 잡혀 있습니다. 또한, 협회의 공정성이 부정이나 그런 거 하나 없이 경기를 치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체계와 방향이 잡혀 있다는 것은 선수 관리와 은퇴 후 활로가 있다는 말입니다.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면 상당수 선수는 특채되어 직원이 됩니다.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많은 직업 선수들은 은퇴 후 불안한 삶 때문에 운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은 협회의 공정성입니다. 매년 국가대표 선발전을 벌여 실력대로 선발합니다. 과거 입상 경력이나 협회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올림픽 금메달보다 한국 대표가 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협회를 빗대 말하는 듯합니다. 국대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분명 비판받을 점이 있습니다. 중국 축구가 많은 인구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저 모양인 이유는 중국축구협회의 부정과 비리가 이유로 꼽힙니다. 물론 축구와 같은 경기는 팀플레이이므로 '조직력'이라는 변수가 있습니다. 감독이든, 개별 선수든 개인기와 조직력의 두 축을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2 단체전 같지 않은 단체전
양궁과 펜싱에 단체전이 있습니다. 하지만 팀플레이는 없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선 축구와 배구 등 구기 종목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팀플레이를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단체전이지만 결국 잘하는 개인들이 모인 팀이 우세하게 됩니다.
이는 마치 개인의 능력주의와 비슷한 모습 같다 느꼈습니다. 요즘 대기업 입사하는 직원들을 보면 스펙이 후덜덜한데, 모아 놓고 일을 하면 예전만 못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조직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너무 혼자 움직이는 데만 익숙하지 않나 싶습니다.
#3 젊은이들은 올림픽을 볼까
독립한 딸애와 얘기하다 올림픽을 거의 안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재미나는 것이 넘쳐 나는 세상에 올림픽은 크게 유인이 안 되는 듯합니다. 조직 생활을 한다면 '어제 그거 봤어?'하는 질문도 유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