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소통 역량 강화를 위해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교육을 진행하는 걸 보셨을 겁니다. 교육 직후에는 팀 분위기가 꽤 좋아진 듯 보입니다. 하지만 길어야 한두 달, 실무 현장으로 돌아오면 왜 우리 조직은 금세 예전의 답답한 불통(不通) 모드로 회귀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직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Core Value)'를 의사결정과 대화의 중심에 두지 않은 채, 소통의 껍데기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1. 얄팍한 '스킬(Skill)' 훈련에서 벗어나십시오.
리더들은 종종 인사팀에 "MZ세대와 대화하는 최신 화법", "부드럽게 피드백하는 스킬"을 요구합니다. 물론 세대 간 언어를 이해하는 것은 유용합니다. 하지만 이는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에게 염증은 방치한 채 해열제만 쥐여주는 격입니다.
말을 예쁘게 포장하는 기술은 성과 압박이 심하고 갈등이 첨예한 실무의 스트레스 상황 앞에서는 순식간에 휘발됩니다.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 팀원들도 그리고 리더인 여러분도 결국 본성과 습관대로 말하게 되며 교육의 효과는 거기서 종료됩니다.
2. 소통의 유일한 나침반은 '리더의 기분'이 아닙니다.
이것이 교육 효과가 단기적일 수밖에 없는 가장 치명적인 이유입니다. 직장에서의 소통은 단순히 기분 좋게 담소를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의견이 충돌할 때, 우리는 과연 어떤 기준을 최우선으로 두고 타협안을 도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치열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의 유일한 기준이 바로 조직의 '핵심 가치'입니다.
이 기준이 명확히 세워져 있지 않으면, 현장의 직원들은 결국 리더인 여러분의 '그날그날의 기분'이나 직급의 높낮이를 눈치 보며 소통하게 됩니다. "우리 회사는 '고객 편의'가 최우선이니 이 방식이 맞다"라는 객관적 논리가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목소리 큰 사람 입맛대로 결정되는 조직이 되어버립니다. "다름을 존중하자"는 따뜻한 말만으로는 흩어지는 팀원들을 결코 하나로 묶어낼 수 없습니다.
3. 리더의 솔선수범 없이 실무진의 변화는 불가능합니다.
스스로에게 한 번 묻고 답해보십시오. "우리 조직의 핵심 가치는 무엇입니까?" 만약 지금 당장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셨다면, 현장의 소통이 겉도는 가장 큰 책임은 리더에게 있습니다.
경영진과 임원들이 핵심 가치를 잊고 눈앞의 단기 이익이나 개인의 감각만 좇아 지시를 내리면서, "요즘 직원들과 소통 좀 잘해봐라"라며 중간 관리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지는 않습니까? 리더가 지키지 않는 원칙을 실무진이 따를 리 만무합니다. 명확한 판단 기준 없이 위아래의 눈치만 봐야 하는 실무 리더들은 금세 무기력해지고 맙니다.
4. 리더십을 '개인기'가 아닌 '시스템'으로 만드십시오.
확고한 핵심 가치라는 조직적 '시스템'이 부재하면, 우리 팀의 소통은 철저히 리더 개인의 성향에 기대게 됩니다. "A 팀장은 성격이 둥글어서 대화가 통하고, B 팀장은 무뚝뚝해서 팀이 엉망이야"라는 평가가 나오는 조직은 몹시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소통과 리더십은 개인의 화술이나 친화력 같은 '개인기'로 전락해서는 안 됩니다. 개인기를 통제할 수 있는 더 큰 원칙, 즉 '핵심 가치'가 조직의 룰로서 살아 숨 쉬게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닥쳤을 때 조직은 반드시 이전의 나쁜 소통 방식으로 회귀합니다.
리더 여러분께 드리는 제언
귀하의 팀이 소통에 실패하는 이유는 '말하는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회사 소개서나 액자 속에 갇힌 '핵심 가치'를 꺼내어 실무 의사결정과 피드백의 정중앙에 배치하십시오. 화려한 소통 스킬보다 백배, 천배 중요한 것은 리더인 여러분부터 이 단 하나의 기준을 머리와 가슴에 세우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찰나의 진통제를 넘어, 우리 조직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진정한 소통의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