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은 여유 있게 퇴근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습관적으로 2026년 사업 기획안이나 지난달 데이터를 다시 열어보고 있진 않으셨는지요?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맴돌았을지 모릅니다. '올해 목표는 달성했지만, 사실 운이 좋았던 거야.', '내년엔 시장이 더 어렵다는데, 내가 잘 끌고 갈 수 있을까?', '남들은 다 잘나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객관적인 성과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회사는 성장했고, 팀은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마음은 여전히 '부족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만약 지금 가슴 한구석이 꽉 막힌 느낌이라면, 당신은 리더의 직업병인 '생산성 이형증(Productivity Dysmorphia)'을 앓고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오늘은 오직 당신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생산성 이형증'은 자신의 성과를 실제보다 낮게 인식하고, 끊임없이 "더 해야 해"라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심리 상태입니다. 특히 리더는 이 증상에 가장 취약한 구조적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실무자 시절엔 보고서를 제출하면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리더의 일(전략, 조직문화, 위기관리)은 끝이 없습니다. 아무리 일을 해도 '완료했다'는 도파민이 나오지 않으니, 뇌는 계속해서 '아직 할 일이 남았어, 넌 게을러서 이 모양이야'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팀원들은 동료와 불만을 나누지만, 리더는 외롭습니다. SNS에 올라오는 다른 회사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 경쟁사 리더의 인터뷰를 보며 자신의 '진흙탕 같은 현실'과 비교합니다. 그들의 하이라이트와 당신의 비하인드 씬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립니다.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지금 당신에겐 '멈춤'이 필요합니다.
[ ] 휴가를 가서도 슬랙/메일 알림을 끄지 못한다. (연결되지 않으면 불안하다)
[ ] 팀의 성과는 '팀원 덕분'이고, 문제는 '내 탓'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 ] 멍하니 쉬는 시간이 생기면 죄책감이 들어 뉴스 기사라도 읽어야 한다.
[ ] 지난 성취는 이미 지나간 일이고, 당장 내년의 위기만 보인다.
[ ] 누군가 "리더님 덕분이에요"라고 하면 빈말처럼 들린다.
2026년을 위해, 크리스마스 만큼은 당신 안의 가혹한 감독관을 잠시 내보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다음 3가지 처방을 내려주세요.
✅ 첫째, '생존'을 성과로 인정하십시오.
2025년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해였습니다. 리더님, 당신이 위대한 혁신을 하지 못했더라도, 조직을 와해시키지 않고 '버텨낸 것(Survival)' 자체가 거대한 성과입니다.
✅ 둘째, '걱정'도 업무로 카운트하십시오.
책상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만 일이 아닙니다. 이동 중에, 샤워 중에, 잠들기 직전에 했던 그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고민'들이 있었기에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 셋째, 휴식은 리더의 '수탁 책임(Fiduciary Duty)'입니다.
번아웃 된 리더는 조직의 가장 큰 리스크(Risk)입니다. 당신의 판단력이 흐려지면 팀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그러니 쉬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회사의 자산(바로 당신)을 보호하는 '중대한 업무 수행'입니다.
우리는 종종 리더를 '슈퍼 히어로'로 착각합니다. 하지만 가면 뒤의 당신도 흔들리고, 두렵고, 인정받고 싶은 사람일 뿐입니다. 올해 당신이 들은 수많은 피드백 중, 정작 당신이 스스로 해준 피드백은 무엇이었나요? 혹시 비난과 채찍질뿐 아니었나요?
오늘, 아니면 내일 밤, 잠들기 전 거울을 보고 딱 한 마디만 해주세요. 직원에게는 그렇게 잘해주던 그 말을, 오늘은 당신에게 해주세요.
"00아, 올해 정말 고생 많았다. 이만하면 충분하다. 정말 잘했다."
당신은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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