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혹시 카카오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사님 평가'를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흥미로운 점은, 기사님에게도 '손님 평가' 시스템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기사가 있듯, 다시 태우고 싶지 않은 손님도 있는 법이죠. 만약 이 평가가 한쪽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그 경험의 절반만 보는 셈입니다.
기업의 리더십 교육이 실패하는 이유도 정확히 이 지점에 있습니다. 우리는 리더만 교육하고, 리더만 깨닫게 합니다. 하지만 리더십은 카카오 택시의 경험처럼 '관계적 역동'입니다. 좋은 강의를 듣고 온 리더가 현장으로 돌아와도, 구성원은 그 맥락을 공유하지 못합니다. 결국 서로의 언어는 엇나가고, 변화는 오히려 갈등과 저항으로 이어집니다.
오늘은 왜 비싼 돈을 들인 리더십 교육이 현장에서 힘을 잃는지, 그 구조적인 이유 3가지를 짚어봅니다.
관련 뉴스레터: 리더십 교육훈련이 망하는 이유, 리더십 교육훈련을 살리는 방법
1. 한 회의실, 세 개의 언어 : '칸막이' 교육의 함정
우리나라 기업 교육은 여전히 직급별, 직무별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세 교육은 서로 다른 시기, 다른 주제, 다른 강사로 진행됩니다. 그 결과, 한 조직 안에 세 개의 다른 언어가 만들어집니다.
교육 후 같은 회의실에 마주 앉아도, 서로 같은 단어를 다르게 이해합니다. 리더는 '비전'을 이야기하고, 직원은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의 거대한 괴리를 '의지 부족'이나 '세대 차이' 탓으로 돌려버립니다.
Point: 리더십은 개인의 기술(Skill)이 아니라 관계의 현상(Presence)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은 리더 개인의 '피드백 스킬', '동기부여 대화법' 같은 기술 향상에만 집중합니다. 상대의 관점을 체험하지 않고서는 절대 관계를 바꿀 수 없습니다.
2. 리더십, 팔로워십, 파트너십 : 왜 따로 가르칠까요?
조직 내에서 우리의 역할은 하나가 아닙니다.
-
상사에게는 팔로워십
-
동료에게는 파트너십
-
부하에게는 리더십
하지만 이 셋을 별개로 가르치는 것은 리더십의 본질을 잘라내는 일입니다. 리더십, 팔로워십, 파트너십은 결국 **'영향력'과 '관계성'**이라는 동일한 축 위에 있습니다.
이 점을 간과하면, 리더는 '이끌기만 하는 사람', 팔로워는 '지시만 따르는 사람'으로 전락합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에게도 눈치 보고 협력할 대상이 있듯이 말입니다!)
리더만 교육받으면 '독박 리더십' 상태가 되고, 교육에서 배제된 직원들은 수동적이거나 제멋대로 행동하게 됩니다. 리더십을 리더만 배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리더십은 매니지먼트보다 위다?" 가장 위험한 착각
"리더십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매니지먼트는 시스템을 관리한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이 둘을 분리하거나 위계를 세우는 순간 조직은 위험해집니다.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 헨리 민츠버그(Henry Mintzberg)는 "리드하지 않는 매니저는 실망스럽지만, 매니지하지 않는 리더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둘을 분리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더십이 영감이라면 매니지먼트는 실행입니다. 리더십은 매니지먼트로 '형상화'되고, 매니지먼트는 리더십으로 '원활화'됩니다.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이 두 가지를 함께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 '만족도 높은' 교육이 아닌 '불편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많은 교육 담당자가 KPI로 '수강생 만족도'를 봅니다. 하지만 이 지표는 리더십의 본질을 측정하지 못합니다. 강의가 재미있고 덜 피곤하게 할수록 만족도는 높게 나옵니다.
하지만 진정한 학습은 불편해야 하고, 나의 확신을 흔들어야 합니다.
"바쁜데 교육은 무슨 교육이냐"는 현업의 불만은, 교육이 쓸모없어서가 아니라 교육이 현실의 '일'과 동떨어진 '이벤트'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많은 기업이 또다시 임원, 팀장, 직원을 따로따로 교육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 속에서 리더십은 계속 '교육의 대상'으로 머무를 뿐, 조직 전반을 아우르는 '조직의 문화'로 변모하지 못합니다.
진정한 리더십은 일방향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