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김한용의 MOCAR (2024. 8. 10) 영상
저는 전기차주입니다. 현대 아이오닉5를 2년 8개월째 운행(58,000km)하고 있습니다. 물론, 너무나 큰 사고였기에 걱정과 우려되는 마음은 이해됩니다. 피해 보신 분들께 위로 말씀을 드리고, 하루 빨리 제대로 된 보상과 대책 마련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최근 전기차를 둘러싼 해괴한 현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차주를 파렴치한으로 매도하거나 지하주차장 진입을 불허하는 건물주가 생기고 있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자기만 좋자고 이용한다는 비난 글을 봤습니다.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한 경험도 했습니다. 한편으로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괴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청라 아파트 화재는 벤츠 전기차에서 시작한 게 맞습니다. 그냥 세워져 있는 상태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은 분명 문제이고, 벤츠 측의 책임있는 조치를 바랍니다. (현재, 국과수에서 원인 정밀 규명에 있고, 벤츠는 전기차 무상점검에 들어갔으며, 현대/기아차도 시행 중입니다)
다만, 이 화재가 커진 이유는 스프링쿨러의 미작동이 직접 원인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가 있었으나 스프링쿨러가 작동한 경우 해당 차량만 타고,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발화 차량이 전기차가 아니라 내연기관차였을 때도 스프링쿨러의 작동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크고 작고 했습니다. 벤츠 차량의 발화 원인 규명과 별개로 소방 안전에 대한 고심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화재 감지기는 아파트 장치 중 오작동이 굉장히 많습니다. 스프링쿨러가 오작동하면 입주민의 항의가 거세서 부득이 방재 관리자는 이를 꺼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라 아파트의 경우에도 오작동을 생각하고 스프링쿨러를 껐습니다. 이후 화재를 인식해서 작동하려 했으나 배선이 타버려서 일부 구간에서 작동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는 입주민(갑)과 아파트 관리업체(을) 간의 잘못된 관계가 근원이 아닐까 합니다. 요즘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는 게 '민원'이라고 하니까요. ㅜㅜ
서울시는 전기차 화재 대책이라고 '90% 이상 충전 차량'의 진입을 막겠다고 합니다. 지하 주차장에 진입할 때를 생각해보죠. 전기차도 운행을 마치고 들어올텐데요. 90% 이상 충전된 상태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화재의 상당수는 '완속 충전' 중에 발생합니다. 우리나리에 보급된 완속 충전기 중 90%는 자동차와 통신하는 모듈이 없습니다. 즉, 과충전을 알 수 없는 겁니다. 이에 반에 급속 충전기는 대부분 통신 모듈이 있습니다. 급속 충전 시 화재는 거의 없는 걸로 압니다.
서울시는 배터리 전체량의 90%까지만 충전이 되도록 설정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도록 제조사에 요구했다고 합니다. 현재도 5~10% 가량 안전 마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가로 더 설정하라는 의미인 셈이죠. 안전을 위해서라면 감내할 수 있겠으나, 당장 할 수 없는 조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건 즉흥적 근시안 정책이 아닐까 합니다.
우선, 전기차주들에게 완속 충전 시 최대 충전량을 낮추도록 자차에서 설정하도록 권장하고 홍보하는 게 우선입니다. 저 역시 90%로 맞춰놨지요. 물론 운행 거리가 줄겠지만요. 자기 차가 화재 시발점이 되길 바라는 사람을 없겠지요.
전기차에 대한 호불호 인정합니다. 개인취향이니까요. 하지만 맘에 안 든다고 막무가내로 협오를 드러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현상을 데이터로 인식하고,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는 게 맞지 않을까요?
PS.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정차 중 또는 충전 중에 불이 나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벤츠 등 전기차 메이커의 보다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합니다.
PS2. 전기차주인 저는 내연기관차주를 싫어하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전기차를 계속 탈 생각입니다. 전기차 협오(?)가 더 퍼지면 전기차 출시가격은 떨어질테고, 제 입장에선 손해는 아닙니다. ;;; |